11 1월 2025

고환율 1400원 시대, 산업 구조 개편 없으면 ‘제로성장’ 위험

고환율 1400원 시대, 산업 구조 개편 없으면 '제로성장' 위험

2023년 들어 원·달러 환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1달러=1400원대’가 새로운 표준, 이른바 ‘뉴노멀’로 자리잡고 있다는 정부의 분석이 나왔다. 이러한 고환율 현상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책 마련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수출과 수입 구조에서의 변화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1400원대 환율, 뉴노멀로 자리잡다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2024년 10월 24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382.0원으로 시작해 장중 1385.1원까지 올랐다. 이는 2023년 7월 30일 1385.3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한,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환율이 더욱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24년 10월 뉴욕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현재의 1400원대 환율은 과거와는 질적으로 다른 상황”이라며 “1400원이 이제는 새로운 표준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과거 외환위기(IMF)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1400원을 돌파한 전례가 있지만, 현재의 경제 환경과는 다르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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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 수출 유리하나 무조건적 이득 아냐

일반적으로 고환율은 수출에 유리하다는 통념이 있지만, 대한민국의 수출 구조상 이는 꼭 유리한 상황으로 보기는 어렵다. 한국은 수입한 중간재를 활용해 최종 제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 고환율로 인해 수입 비용이 증가할 경우 수출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원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 역시 가치가 하락하면서 한국 수출 기업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대기업의 경우 원화 가치가 10% 하락할 때 영업이익률이 오히려 0.29%p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 금리 차와 대내외 환경 변화

고환율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는 한미 금리 차가 꼽히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2022년부터 금리를 빠르게 인상했으며, 그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급격히 상승했다. 한국은 가계 부채와 경기 상황으로 인해 미국과 같은 속도로 금리를 인상하지 못했으며, 이로 인해 금리 차가 발생해 원화 약세가 심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국내외 경제 환경의 변화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미국은 고금리를 유지하면서도 경제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반면, 한국은 금리 인하 여력이 제한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거의 1100원대 환율로 돌아가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고환율로 인한 물가 상승 가능성

고환율은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수입 비용이 증가하면 물가 안정이 지연될 수 있으며, 이는 소비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 특히 에너지와 같은 필수 품목의 수입 가격이 상승하면 전반적인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은행은 고환율이 국내 물가 흐름을 끊고 상승세로 전환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수출 기업은 환율 덕분에 수익을 늘릴 수 있겠지만, 고환율로 인한 수입 원가 상승은 수익률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방적인 이점만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구조 개편의 필요성

전문가들은 이러한 ‘뉴노멀 환율’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산업 구조의 개편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고환율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경우, 한국 경제는 외환 유출과 더불어 저소비·저성장으로 이어지는 구조적 침체에 빠질 위험이 있다는 분석이다.

중소기업연구원의 송영철 연구위원은 “환율 변동성이 심화될 경우, 수출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수입 기업의 비용 상승 압력을 완화하는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기업들은 환율 변동에 대한 정책적 대비책을 마련해야 하며, 이는 장기적인 경제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무리

고환율 1400원대는 과거와는 다른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이를 ‘뉴노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이 강해지고 있다. 수출입 구조의 변화와 더불어 산업 구조 개편 및 정책적 대응이 요구되며, 이러한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한국 경제는 장기 침체에 빠질 위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