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1월 2025

삼성전자, 2조원 규모 ‘그린 성장 펀드’ 조성… 중소기업 ESG 관리 지원

삼성전자, 2조원 규모 '그린 성장 펀드' 조성… 중소기업 ESG 관리 지원

삼성전자와 국내 5대 금융그룹이 중소기업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 강화를 위해 2조원 규모의 ‘파트너 ESG 펀드’를 조성한다. 이는 강화되는 국내외 탄소 규제에 대응하고, 중소기업들이 저탄소 시설 및 기술에 투자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 화요일, 삼성전자와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그리고 금융감독원은 공동으로 중소기업이 저배출 시설과 장비에 투자할 수 있도록 저금리 대출을 제공하는 협력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삼성전자와 자매사 삼성디스플레이는 각각 80억 원과 20억 원을 예치하고, 5대 금융그룹은 각각 20억 원씩 대출 형식으로 기여할 예정이다.

ESG 경영의 중요성 강조

삼성전자 한종희 부회장 겸 대표이사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중견 협력사들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ESG 경영에 동참하는 것이 필수적이다”라며, “협력사들이 ESG 경영을 구축할 수 있도록 자금 지원뿐만 아니라 인력 교육, 기술 지원 등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하나금융그룹 함영주 회장도 “이번 협약을 통해 중소기업들이 글로벌 탄소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탄소 배출 비용과 금융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나금융그룹은 중소기업과의 상생 금융을 확대하고,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돕기 위한 다양한 ESG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6년간 중소기업에 ESG 기반 구축 지원

이번 ESG 펀드는 다음 달부터 시행되며, 향후 6년 동안 협력사들의 ESG 경영 기반 구축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협력사들은 작업 환경 개선, 에너지 사용 절감 등 ESG 투자 계획을 수립하고, 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은행들은 해당 자금의 목적이 ESG 목표와 부합하는지를 검토한 후, 지원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검토 결과에 따라 각 기업은 최대 3년간 이자 없는 대출을 20억 원까지 받을 수 있으며, 이후 연 2회 대출 연장이 가능하다.

중소기업의 ESG 투자 도전 과제

최근 중소기업들은 ESG 경영으로의 전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고효율 생산 시설 전환이나 환경·안전 설비 도입 등 ESG 관련 투자는 즉각적인 매출 증가로 이어지지 않으며, 회수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읽어보세요: 소프트젤 제조 기계 시장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해 60조 1천억 원 규모의 ‘지역 균형 발전 투자 계획’의 일환으로 중소기업 ESG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협약은 그 계획의 본격적인 실행을 위한 시작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ESG 평가, 국내 최고 수준

한편, 삼성전자는 2023년 MSCI ESG 평가에서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최고 수준인 ‘AA’ 등급을 획득했다. 이는 전년도보다 한 단계 상승한 평가로, 삼성전자의 ESG 경영 성과를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탄소 중립을 조기에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9월 새로운 환경 경영 전략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RE100 캠페인에 참여하고, 2050년까지 직접 및 간접 탄소 배출량을 제로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탄소 배출 비용 절감 기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번 펀드는 중소기업들이 연간 약 85만 톤의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6년부터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조정제도(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가 시행되면, 각 중소기업은 배출 관련 비용을 약 9천만 원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 이복현 원장은 이번 펀드 출시 행사에서 “삼성전자와 5대 금융그룹의 참여로 올해 더욱 다양한 지원책이 마련될 예정이며, 중소기업들이 글로벌 규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기후 대응 이니셔티브 참여를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ESG 경영 확산의 첫 걸음

이번 협약은 중소기업들이 ESG 경영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탄소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대기업과 금융권이 힘을 합쳐 중소기업들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 나아가 국가 전체의 저탄소 경제 전환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