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1월 2025

워싱턴포스트, 36년 만에 대선 후보 지지 선언 포기… 배경에 제프 베이조스 논란

워싱턴포스트, 36년 만에 대선 후보 지지 선언 포기… 배경에 제프 베이조스 논란

미국의 대표적인 일간지인 *워싱턴포스트(WP)*가 36년 만에 처음으로 올해 대통령 선거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WP는 1976년부터 대선을 앞두고 사설을 통해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표명해왔으나, 이번 2024년 대선에서는 이 같은 전통을 깨고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기로 했다. 이 결정의 배경에는 WP의 소유주이자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일고 있다.

36년 전통 중단… 지지 후보 발표 안 해

WP의 최고경영자(CEO)이자 편집인인 윌리엄 루이스는 25일(현지 시각), 독자들에게 보낸 공개 편지를 통해 이번 대선부터 특정 대선 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루이스는 “이번 결정은 워싱턴포스트가 과거로 되돌아가는 하나의 결정”이라며, “1960년 대선에서 리처드 닉슨과 존 F. 케네디 후보 중 누구도 지지하지 않았던 당시의 원칙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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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는 지난 1976년부터 1988년 대선을 제외하고 매 대선마다 사설을 통해 주로 민주당 후보를 지지해 왔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는 전통을 깨고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이에 대해 WP 내부는 물론 언론계에서도 큰 파장이 일어나고 있다.

제프 베이조스의 결정이 논란의 중심

워싱턴포스트는 별도의 기사에서 이번 결정이 제프 베이조스의 의중을 반영한 것이라는 내부 정보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를 지지하는 사설 초안이 작성 중이었으나, 베이조스의 지시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이로 인해 WP가 더 이상 대선 후보를 지지하지 않기로 한 결정이 단순한 내부의 판단을 넘어서 베이조스의 정치적 중립을 고려한 선택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부 비평가들은 베이조스가 아마존 창업자로서 대규모 기업을 이끄는 경제계 인사로, 현 정권과의 관계를 고려해 정치적 중립을 유지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이는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염두에 둔 결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WP 내부의 반발… 총괄편집인 사표 제출

이번 결정에 대해 WP 내부에서도 거센 반발이 일어났다. WP의 총괄편집인인 로버트 케이건은 지지 후보 발표를 포기한 결정에 항의하며 사표를 제출했다. 케이건은 “이 결정은 승리할 가능성이 높은 후보 앞에 미리 굴복하는 행위”라며 “언론으로서의 기본적 역할을 저버린 것”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그는 또한 “제프 베이조스와 같은 경제권력자는 권력자와의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 한다”며, 이번 결정이 트럼프와 대립하지 않으려는 시도로 해석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케이건의 사퇴는 WP 내부에서 더욱 큰 충격을 안겼으며, 언론계에서도 큰 화제를 모았다.

전 편집장 마티 배런 및 언론계 인사들 비판

WP의 전 편집장이었던 마티 배런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이번 결정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민주주의를 희생한 비겁한 결정”이라고 밝히며, 이번 결정이 언론의 자유와 독립성을 해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배런은 WP에서 오랜 시간 동안 편집장으로 재직하며 언론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강조한 인물로, 그의 비판은 큰 울림을 주고 있다.

또한, 워터게이트 사건을 폭로한 전설적인 언론인 밥 우드워드와 칼 번스타인 역시 이번 결정에 대해 비판적인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도널드 트럼프가 민주주의에 가하는 위협에 대한 WP의 철저한 보도를 무시한 결정”이라며, 워싱턴포스트의 언론 역할이 축소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베이조스의 역할, 앞으로의 WP 방향에 관심

제프 베이조스는 2013년 워싱턴포스트를 인수한 이후로, WP의 운영 방침과 방향에 큰 영향을 미쳐왔다. 이번 결정 역시 베이조스가 언론사 소유주로서의 역할을 어떻게 해나갈지에 대한 관심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베이조스가 정치적 중립을 강조하며 대선 후보 지지를 철회한 이번 결정이 WP의 독립성과 공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언론의 역할과 소유주의 영향력이 맞물리는 이번 사태는 언론계에서 중요한 논의 주제로 떠오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그동안 민주주의와 권력 감시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으며, 이번 결정이 그러한 역할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