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세계 주요 7개국(G7) 가입을 다시 한번 추진할 적기가 도래했다. 국제사회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엔을 중심으로 한 다자주의를 통해 전쟁의 재발을 방지하며 글로벌 질서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최근 수십 년간 등장한 에너지 위기, 금융위기, 환경 재앙,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새로운 도전은 유엔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에 따라 국가 간 다자 거버넌스 체제로서 G7과 G20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G7은 1970년대 초반 4개국에서 시작해 현재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으로 구성된 협의체로 발전했다. 이들 국가는 법치주의와 같은 민주적 가치를 중시하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특히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서방의 대 러시아 견제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부상에 대응하는 서방의 결속이 강화되면서 G7의 역할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한국의 G7 가입 배경
2020년, 미국은 글로벌 위기 대응을 위해 한국, 호주, 인도 등 인도태평양 중심 국가들을 G7에 편입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당시 다른 G7 국가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으나, 4년이 지난 현재 미국, 영국, 캐나다는 한국의 가입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독일, 프랑스, 일본 등은 여전히 유보적이거나 부정적이다. 유럽 국가들은 유럽중심주의의 희석을 우려하고 있으며, 일본은 아태지역 내 대표성에서 한국이 자신들의 독점적 지위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싱크탱크들을 중심으로 한국의 G7 가입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올해 6월,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G7 특별보고서를 통해 한국과 호주의 G7 편입 논의가 다시 떠오르고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의 비서실장을 역임한 론 클레인도 한국과 호주를 포함한 G9로의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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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G7 가입, 북한 문제에 미칠 영향
한국의 G7 가입은 북한 핵문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제사회 내에서 북한 핵 위기에 대한 관심이 감소하고 있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의 대북 제재 기능도 약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이 G7 회원국이 된다면 미국, 일본, 영국, 캐나다 등과 힘을 합쳐 대북 제재 및 국제 공조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핵을 보유한 북한과 마주한 한국에게 G7 가입은 외교적·안보적 지렛대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의 G7 가입 추진 명분
현재 한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반도체, 전기 배터리 등 첨단 산업에서의 선도적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다. 또한 K-팝과 K-드라마 등 한국 대중문화는 전 세계적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러한 요소들은 G7에 가입할 수 있는 명분을 충분히 제공한다. 더불어, 최근 미국의 유력 매체인 ‘US 뉴스 & 월드리포트’가 한국을 ‘2022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 6위로 선정한 것은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뒷받침한다.
G7 가입 추진의 적기
한국의 G7 가입을 추진할 최적의 타이밍은 2025년으로 보인다. 캐나다가 G7 의장국을 맡게 되는 이 시기가 가장 유리한 시기로 꼽히고 있다. 2026년에는 프랑스가 의장국을 맡게 되는데, 프랑스는 한국의 가입에 대해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한, 2027년에는 미국이 의장국을 맡을 예정이지만, 한국은 대선을 앞두고 있어 정치적 변수가 많다. 따라서 캐나다가 의장국을 맡는 2025년이 한국의 G7 가입을 추진하기에 적절한 시기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비록 정규 멤버로 가입하지 못하더라도, 스페인이 G20에서 영구 참석 파트너 자격을 얻은 것처럼 한국도 G7 정상회의에 영구적으로 참석할 수 있는 파트너 자격을 확보한다면, 향후 정규 회원국 가입을 위한 우호적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현재 한국의 G7 정상회의 초청 여부가 의장국의 재량에 따라 결정되는 상황에서 벗어나 보다 안정적인 참여를 보장받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한국의 G7 가입이 가져올 기회
G7 가입은 한국에게 단순한 외교적 승리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이는 국제사회에서의 한국의 영향력을 증대시키고, 국가 시스템의 대대적 개혁을 통해 국격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 한국이 이제는 규범 수용자에서 규범 창출자로서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시점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국은 과거 월드컵이나 올림픽 유치 과정에서 국제사회의 관심을 받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G7 가입 추진에서도 꾸준히 명분과 실적을 쌓아 나가야 한다. G7 가입은 단기적인 승패를 떠나, 긴 호흡을 갖고 꾸준히 성과를 축적해 나가야 할 과제다.
다가오는 2025년, 캐나다의 의장국 수임 시기를 놓치지 않고, 한국은 G7 가입을 향한 중요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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