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표적인 소설가 한강이 “역사적 고통을 직시하며 인간 삶의 연약함을 탐구하는 강렬한 시적 문체”로 평가받아 2024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한강은 『채식주의자』, 『흰』, 『소년이 온다』, 『그리스인 조르바』 등 다수의 작품으로 국내외에서 큰 주목을 받아왔다.
스웨덴 한림원의 영구 비서관인 마츠 말름은 수상자를 발표한 후 “한강과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평소처럼 아들과 저녁을 막 마친 한강 작가는 이 소식에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하지만 12월에 있을 노벨상 시상식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강은 스웨덴 한림원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매우 놀랍고, 영광스럽다”며 수상 소감을 전했다. 이어 “저는 한국 문학과 함께 성장해 왔고, 이 소식이 한국 문학 독자들뿐 아니라 친구들과 동료 작가들에게도 기쁜 소식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외 온라인 서점들은 접속자가 폭주하면서 일시적으로 마비되었고, 일부 정부 회의가 중단되기도 하는 등 큰 반응을 일으켰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강에게 축하 메시지를 전하며 “당신은 우리 근대사의 상처를 위대한 문학으로 승화시켰다”고 말하며, 한강 작가에게 깊은 존경을 표했다.
한강의 작품 세계와 평가
한강은 가부장제, 폭력, 슬픔, 인간성 등 다양한 주제를 작품에 담아왔다. 2007년 출간된 『채식주의자』는 2015년 번역가 데보라 스미스에 의해 영어로 번역되었으며, 2016년 맨부커 국제상을 수상하면서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이 소설은 육식을 거부하며 내면적 갈등과 사회적 마찰을 겪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노벨 문학상 선정 위원회 안데르스 올슨 위원장은 “한강의 글은 은유적이고 시적인 동시에 실험적이다. 그녀는 현대 산문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고 평했다. 또한 “그녀는 인간의 몸과 영혼, 그리고 살아있는 자와 죽은 자의 연결성을 깊이 탐구해 왔다”고 덧붙였다.
한강은 한국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이며, 전체적으로는 18번째 여성 수상자로 기록되었다. 2016년 맨부커 국제상 심사위원장이었던 보이드 톤킨은 “8년 전 ‘무명’ 한국 작가를 선정한 것을 두고 회의적인 반응이 있었지만, 독자들은 그 선택을 사랑했다”고 회상했다.
문학으로 고통을 승화시키다
한강의 대표작 중 하나인 『소년이 온다』는 1980년 광주 민주화 운동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소설은 군사 정권에 의해 폭력적으로 진압된 당시의 학살을 경험하거나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은 여섯 명의 이야기를 통해 고통과 기억을 서술한다. 셰필드 대학 한나 현경 장 교수는 “이 작품은 광주 학살의 고통이 어떻게 피해자와 목격자, 생존자의 일상과 신체에 새겨졌는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한강의 최신작 『우리는 서로 다른 곳에서 살아간다』는 제주 4·3 사건을 배경으로, 친구의 가족이 겪은 영향을 다루고 있다. 이 작품은 2025년 영어로 번역될 예정이며, 2023년 프랑스에서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읽어보세요: 모든 바나듐 산화 환원 흐름 전지 시장
한강의 문학적 동료들도 이번 수상에 대해 감동을 표했다. 번역가 정 보라는 “한강 작가는 이보다 더 자격 있는 수상자는 없을 것”이라며 “그녀의 작품은 우리에게 큰 자부심을 안겨준다”고 말했다. 소설가 맥스 포터는 “한강은 인류를 대변하는 목소리이며, 그녀의 작품은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귀중한 선물”이라고 극찬했다.
한국 문학의 새 장을 열다
한강은 1970년 전라남도 광주에서 태어나, 10세 때 가족과 함께 서울 수유동으로 이사했다. 연세대학교에서 국문학을 전공한 한강은 1993년 문예지 『문학과 사회』에 시 5편을 발표하며 문단에 데뷔했다. 1995년에는 첫 단편집 『여수의 사랑』을 출간했고, 1998년에는 미국 아이오와 대학교 국제 창작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문학적 경험을 넓혔다.
또한 읽어보세요: クラウドコンピューティング市場
『채식주의자』는 영어로 번역되며 세계적인 독자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초기에는 번역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맨부커 국제상 수상을 통해 한강의 작품은 세계적으로 널리 읽히게 되었고, 이번 노벨 문학상 수상으로 그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스웨덴 한림원은 “한강은 인간의 고통과 사랑을 문학적으로 깊이 탐구하는 작가”라며 이번 수상 이유를 설명했다. 한강의 작품은 한국 문학을 넘어 세계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More Stories
이스라엘군, 레바논서 대규모 헤즈볼라 땅굴 발견 및 폭파
고환율 1400원 시대, 산업 구조 개편 없으면 ‘제로성장’ 위험
“한국, 1인당 GDP 일본 앞지르며 지속 성장… 2027년 4만 달러 돌파 예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