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1월 2025

중국 시장 포기하지 않는 중소·중견기업들 “아직 기회가 있다”

중국 시장 포기하지 않는 중소·중견기업들 "아직 기회가 있다"

세계 1위 화장품 ODM(연구·개발·생산) 기업인 코스맥스는 1,300억 원을 투자해 중국 상하이에 첫 연구개발 단지 ‘중국 미(美)의 중심’을 건설하고 있다. 코스맥스는 2004년 중국에 진출한 후, 2021년 중국 내 매출이 6,328억 원까지 증가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지난해 경기 침체로 인해 매출이 전년 대비 16% 감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스맥스는 중국 내 화장품 수요가 향후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추가 투자를 결정했다.

코스맥스는 상하이와 광저우에 공장을 운영하며, 주로 중국 화장품 브랜드들의 의뢰를 받아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코스맥스의 고객의 약 90%가 중국 브랜드사들이며, 이들은 업계 1위 기업인 코스맥스를 신뢰하고 지속적으로 거래하고 있다. 이번 투자를 통해 코스맥스는 중국 내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해, 지난해 5,403억 원이었던 중국 매출을 5년 내에 1조 원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중국 15억 인구 중 화장품을 사용하는 사람은 약 2억 명이며, 그 외 대부분은 기초 화장품조차 사용하지 않는다”며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가시화되면, 향후 4~5년 내에 화장품 사용자 수가 현재의 두 배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기업들은 2017년 ‘사드 사태’ 이후 중국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롯데와 이마트와 같은 대형 유통 기업들은 철수했고, 자동차와 석유화학 업계 또한 존재감을 잃어가고 있다. 미중 갈등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으로 인해 중국 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지만, 여전히 중국을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는 중소·중견기업들도 있다. 이들은 화장품, 유아용품, 가구, 의류 등 다양한 소비재 시장에서 고급화된 제품을 선호하는 중국의 신세대인 ‘주링허우'(90년대생)를 타깃으로 삼고 있다.

주링허우 세대, 한국 제품 선호

주방용품 기업 SGC솔루션의 ‘글라스락’은 최근 ‘주링허우’ 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유아용 소형 가전 제품을 출시했다. 이 제품군에는 분유 셰이커, 이유식 제조기, 젖병 소독기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최근 중국 내에서 내열 이유식 용기와 프리미엄 육아템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글라스락은 기존 용기 제품군에서 소형 가전 제품군으로 확장하면서, 올해 중국 매출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라스락 관계자는 “중국의 90년대생 부모들 사이에서 자녀를 위한 제품은 저렴한 제품 대신 프리미엄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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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매트리스 기업 지누스는 올해 7월 상하이에 중국 내 첫 단독 매장을 열었다. 또한 중국의 이커머스 플랫폼인 징둥닷컴과 핀둬둬에도 진출하며 영업망을 확장하고 있다. 지누스는 한국 최초로 서울 동대문에 단독 면세점을 오픈했으며, 중국인 관광객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누스 관계자는 “지누스 매트리스가 미국 아마존에서 1위를 기록했던 것처럼, 중국에서도 그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며, 연말까지 10여 개의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요가복 브랜드 젝시믹스를 운영하는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지난 7월부터 중국 상하이를 시작으로 심양, 제남에 매장을 오픈했고, 연말까지 20개 이상의 매장을 추가 오픈할 예정이다. 젝시믹스는 ‘아시안 핏’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중국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틈새 시장 공략

중국이 자국 배터리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중소기업들도 이 틈새를 파고들고 있다. 경북 칠곡군에서 이차전지 분리막 장비를 제조하는 에스티영원은 2021년부터 중국에 분리막 생산 장비를 수출 중이며, 지난해에만 568억 원의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에스티영원은 1415개월이 걸리는 납기 시간을 10개월로 단축하고, 가격도 경쟁사 대비 2030% 저렴하게 제공하여 계약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에스티영원의 권순식 대표는 “중국 시장은 기술적 수준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한국 기업이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가 남아 있다”며 “중국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