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1월 2025

우크라이나 ‘부차의 마녀들’, 러시아 드론 격추…밤하늘을 지키는 여성 자원대

우크라이나 ‘부차의 마녀들’, 러시아 드론 격추…밤하늘을 지키는 여성 자원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근처의 작은 마을 부차에서는 어둠이 내리면 ‘부차의 마녀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러시아의 드론을 격추하는 여성 자원대원들로,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을 지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10월 14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앞두고 방어선을 무너뜨리기 위해 배치된 드론을 격추하는 임무를 맡은 우크라이나의 자원 방공부대에 대해 보도했다. 이 부대는 주로 여성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대원들은 낮에는 교사나 의사로 일하고 밤에는 조국의 하늘을 지키기 위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많은 남성들이 전선에 배치되고 군수품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들은 주요 도시 주변에 추가적인 방공망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은 매주 주말 군사 훈련을 받고 있으며, 훈련 내용에는 소총 분해 및 조립, 무기 사용, 지뢰 처리, 전술 및 적 감지 방법 등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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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는 이들의 임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전했다. 공습 경보가 울리자마자 부대원들은 숲속 기지에서 나와 들판으로 이동해 무기를 설치했다. 네 명의 팀은 1939년에 제작된 두 대의 막심 기관총과 탄약을 사용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올해 후반부에 세 대의 드론을 격추하는 데 성공했다. 팀의 유일한 남성 대원인 세르히는 픽업트럭 뒤에 장착된 기관총을 조작한다. 여성 대원 발렌티나는 “드론의 작은 소리도 놓쳐서는 안 된다”며, “굉장히 긴장된 임무지만 우리는 집중해서 소리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원 율리아는 태블릿을 이용해 두 대의 드론을 추적했다. 첫 번째 드론은 주변 지역에 있었고, 두 번째 드론은 위험 구역을 벗어났지만 경보가 끝날 때까지 현장을 지켰다. 교사로 일하는 대원 이나는 “전장은 무섭다. 하지만 출산도 무섭고 나는 그걸 세 번이나 했다”며, “남자들이 전선에 나갔지만 우리는 여기에 남았다. 여성이 못 할 일은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종종 수업이 끝나자마자 다시 학교로 돌아가야 하며, 수업을 마치고 나면 다시 임무로 복귀한다.

이 부대는 동부 돈바스 지역의 포크롭스크 전선에서 복귀한 안드리 넬라티 대령이 지휘하고 있다. 그는 부차 지역에서 기동 방공부대를 운영하며, 통행금지 시간 동안 순찰을 돌고 있는 약 200명의 군인들을 지휘하고 있다. 넬라티 대령은 여성 부대 운영에 대해 처음에는 농담처럼 시작되었지만, 이제는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부차 지역은 2022년 3월 러시아의 침공 당시 점령되었으며, 많은 주민들이 학살, 고문, 납치되었다. 여성 대원들은 그 당시 느꼈던 무력감을 극복하기 위해 자원했다고 밝혔다. 발렌티나는 전선에서 싸우는 병사들과 전쟁에서 희생된 이들을 떠올리며 자원했다고 말했다. 그녀의 가족은 점령 지역을 빠져나가면서, 불타버린 마을과 죽은 이들의 시신을 목격했다. 그녀는 한 검문소에서 러시아 병사가 차창을 내려 아들의 머리에 총을 겨눴던 기억을 떠올리며, “우리의 삶은 산산조각이 났지만, 우리는 전쟁을 끝내기 위해 여기에 있다”며, “이 전쟁은 우리 없이는 끝나지 않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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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대원 안야는 군사 훈련이 자신에게 힘과 다른 사람들을 지킬 수 있는 능력을 주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러시아 점령하에서 완전히 무력감을 느꼈다. 사람들을 도울 수 없었다”며, “나는 무기를 사용하는 법을 배워서 유용해지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 여성 대원은 처음으로 자신과 가족, 나라를 지킬 수 있다는 안도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여기에 온 것이 정말 큰 도움이 됐다”며, “나는 더 이상 피해자로서 두려움에 떨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처럼 부차의 여성 자원대원들은 전선에 나선 남성들과 함께 조국을 지키기 위해 밤하늘에서 치열한 방공 작전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