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럼버스 유해 140년 만에 풀린 미스터리… 세비야 대성당에 진짜 유해 확인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탐험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1451~1506)의 유해에 대한 오랜 논란이 140여 년 만에 해결되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보도했다. 스페인 그라나다 대학 연구진이 20년에 걸친 연구와 DNA 분석을 통해 세비야 대성당에 안치된 유해가 진짜 콜럼버스의 것임을 확인했다고 10일 발표한 것이다.

세비야 대성당 유해, 진짜 콜럼버스의 것

연구를 이끈 법의학 전문가 호세 안토니오 로렌테는 “세비야 대성당에 안치된 유해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것이라는 학설은 그동안 불완전했으나, 이번에 신기술 덕분에 명확하게 확인되었다”며 DNA 샘플을 콜럼버스의 형제 디에고와 그의 아들 페르난도의 유해와 대조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세비야 대성당의 유해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것임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

콜럼버스는 1451년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태어나 1506년 스페인에서 병으로 사망했다. 그의 유해는 처음 스페인에 묻혔지만, 그의 유언에 따라 대서양을 건너 히스파니올라 섬(현재의 아이티와 도미니카공화국)으로 이장되었다. 그러나 1795년 스페인이 이 지역을 프랑스에 넘기면서 유해는 쿠바 아바나로 다시 이장되었고, 1898년 쿠바의 독립 이후 세비야 대성당으로 옮겨져 안치되었다.

도미니카공화국과의 유해 논란

세비야 대성당에 안치된 유해가 진짜 콜럼버스의 유해라는 사실이 명확해졌지만, 도미니카공화국의 수도 산토도밍고에서도 유해 논란은 지속되었다. 1877년 산토도밍고에서 ‘걸출하고 뛰어난 남성,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라는 문구가 적힌 납상자가 발견되면서 유해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고, 도미니카공화국은 이 상자에 담긴 뼈가 진짜 콜럼버스의 유해라고 주장해왔다. 이에 따라 세비야 대성당에 있는 유해가 잘못된 사람의 것이라는 논란이 일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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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로렌테는 “산토도밍고의 유해도 진짜일 가능성이 있다”며, “세비야 대성당의 유해와 산토도밍고의 유해가 모두 완전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한 사람의 유해가 두 곳에 나뉘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콜럼버스의 출신지 논란도 연구 중

그라나다 대학 연구진은 콜럼버스의 출신지에 대한 오랜 논란도 연구 중이며, 그 결과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콜럼버스는 일반적으로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의 어린 시절 행적이 불분명하여 스페인, 그리스, 포르투갈, 프랑스 등 다른 출신설이 제기되었다. 또한 바스크인, 카탈루냐인, 그리스인, 프랑스인, 포르투갈인, 스웨덴인, 노르웨이인, 스코틀랜드인, 유대인이라는 다양한 주장도 난립해왔다. 그러나 이번 연구를 통해 출신지에 대한 명확한 증거가 나왔다는 설명이다.

연구 결과는 콜럼버스가 신대륙에 도착한 날인 10월 12일에 맞춰 스페인 국영방송에서 방영될 다큐멘터리 ‘콜럼버스 DNA: 그의 진정한 출신’을 통해 최초로 공개될 예정이다.